명절 장을 보고 오면 과일에 나물에, 씻을 게 한가득이죠. 사과나 포도를 물로만 헹구자니 뭔가 찜찜하고, 그렇다고 설거지하던 주방세제로 문지르자니 그건 또 괜찮은 건가 싶고요.
답은 쓰던 세제가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갈려요. 병 뒷면 표시면에 ‘위생용품의 유형’이라는 칸이 있는데, 거기에 ‘과일·채소용 세척제’라고 적혀 있으면 과일을 씻어도 되는 제품이에요.
반대로 ‘식품용 기구·용기용 세척제’라고 적혀 있다면 그릇과 조리도구용이라, 과일이나 채소를 씻는 용도로는 쓰지 않는 게 맞아요.

1종·2종이라는 말이 안 보이는 이유
“과일은 1종 세제로 씻어야 한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맞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제품에서 그 숫자를 찾기 어려워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안내를 보면 세척제 유형이 2023년 7월 1일부터 숫자가 아니라 용도 이름으로 바뀌었어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설명으로는 1종·2종·3종이라는 숫자가 마치 안전성 등급처럼 오해될 수 있어서 용도를 그대로 적기로 한 거예요.
| 예전 이름 | 지금 표시 | 씻는 대상 |
| 1종 세척제 | 과일·채소용 세척제 | 사람이 그대로 먹는 과일·채소 |
| 2종 세척제 | 식품용 기구·용기용 세척제 | 조리기구, 그릇, 식기세척기 |
| 3종 세척제 | 식품 제조·가공장치용 세척제 | 공장의 제조·가공 장치 |
그러니까 오래된 글에서 “1종을 사세요”라는 말을 봤다면, 요즘 진열대에서는 ‘과일·채소용’이라고 적힌 제품을 찾으시면 돼요.
설거지 세제로 과일을 씻으면 안 되는 이유
이건 취향 문제가 아니라 규정에 적혀 있는 내용이에요.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 사용기준을 보면 이렇게 한쪽으로만 허용돼 있어요.
| 내가 가진 세제 | 과일·채소 | 그릇·조리기구 |
| 과일·채소용 세척제 | 써도 돼요 | 써도 돼요 |
| 식품용 기구·용기용 세척제 | 쓰면 안 돼요 | 써도 돼요 |
윗줄 세제는 아랫줄 용도까지 쓸 수 있지만, 아랫줄 세제를 윗줄 용도로 쓰는 건 안 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과일·채소용 한 병만 있으면 설거지까지 같이 해결되고요 ^^
왜 이렇게 나눠 놨을까요? 과일·채소용은 사람이 그대로 먹는 것에 직접 닿다 보니 효소나 표백 작용이 있는 성분을 아예 못 쓰게 돼 있어요. 계면활성제를 쓸 때도 생분해도 시험에서 70% 이상이 나와야 하고요. 식기용에는 그 제한이 걸려 있지 않아요.
과일·채소용 세제로 씻을 때 지킬 것
유형만 맞으면 끝이 아니라, 씻는 방법까지 같은 규정에 정해져 있어요.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돼요.
1. 5분 이상 담가두지 않기
세제 푼 물에 과일이나 채소를 5분 이상 담가두면 안 돼요. 바쁘다고 담가놓고 다른 일 하다 보면 훌쩍 넘어가니, 담글 거면 타이머를 맞춰 두는 편이 나아요.
2. 헹굼 시간 채우기
세제로 씻은 뒤에는 반드시 먹는 물로 다시 헹궈야 해요. 기준이 이렇게 나뉘어요.
| 헹구는 방법 | 과일·채소 | 그릇·식기 |
| 흐르는 물에 헹굴 때 | 30초 이상 | 5초 이상 |
| 물을 받아서 헹굴 때 | 물을 갈아가며 2회 이상 | |
받아둔 물에 한 번 흔들어 건지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물을 버리고 새로 받아서 한 번 더 헹궈 주세요.
3. 적힌 사용량만큼만 쓰기
제품마다 몇 배로 희석해 쓰라는 표준사용농도가 뒷면에 적혀 있어요. 규정된 양보다 많이 쓰는 것도 금지돼 있으니, 거품이 잘 안 난다고 더 붓지 않으셔도 돼요.
참고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023년 상반기에 세척제 40건을 검사했을 때, 고체 설거지 비누 1건이 산도(pH) 기준 범위를 벗어나 회수·폐기 조치된 적이 있어요. 표시사항을 한 번 보고 사는 게 괜한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세제 없이 물로만 씻어도 될까요?
네, 그래도 됩니다. 잔류농약은 대부분 잎이나 껍질 표면에 남기 때문에 씻는 것만으로 상당 부분 없어져요. 식약처 식품안전나라가 안내하는 품목별 요령은 이래요.
| 품목 | 씻는 법 |
| 딸기 | 물에 1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꼭지 부분은 남기고 드세요 |
| 포도 | 알을 떼지 말고 송이째 물에 1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기 |
| 사과 | 씻거나 헝겊으로 닦아 껍질째. 꼭지 근처 움푹한 곳은 빼고 드세요 |
| 깻잎·상추 | 잔털과 주름이 많아 더 오래. 물에 5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
| 파 | 시든 잎과 외피 한 장을 떼어내고 씻기 |
| 배추·양배추 | 겉잎 2~3장을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기 |
| 오이 | 흐르는 물에 스펀지로 문지르고, 굵은소금으로 한 번 더 문질러 헹구기 |
잘못 알려진 것도 두 가지 있어요. 파는 뿌리 쪽보다 잎에 농약이 더 남을 수 있고, 고추 끝부분에 농약이 몰려 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요. 고추는 물에 잠시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충분해요.
오늘 저녁에 한 번만 확인해 두세요
싱크대에 있는 세제 병을 돌려서 ‘위생용품의 유형’ 한 줄만 보시면 돼요. ‘과일·채소용’이면 그대로 쓰시면 되고, ‘식품용 기구·용기용’이면 과일은 물로 씻는 쪽으로 정리하시면 됩니다.
명절 음식 준비하다 보면 확인할 겨를이 없으니, 장 보러 가시는 김에 미리 보고 오시는 게 편해요. 주방 위생이 신경 쓰이신다면 수세미 교체 주기 글도 같이 참고해 보세요.
'살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 부치다 기름에 불붙으면? 물 말고 뚜껑, 소화기는 'K' 표시를 보세요 (0) | 2026.09.18 |
|---|---|
| 밥솥 보온 몇 시간까지 되나요? 12시간이 기준, 식은 밥은 다시 넣지 마세요 (0) | 2026.09.17 |
| 제습기 보관법, 넣기 전 1시간 바람으로 말리고 꼭 세워 두세요 (0) | 2026.09.16 |
| 수세미 교체 주기, 전자레인지로 소독해도 바꿔야 하는 이유 (0) | 2026.09.15 |
| 아파트 불나면 무조건 대피? 네 가지 경우와 경량칸막이 확인법 (1) | 2026.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