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로 스테인리스 냄비 세트를 받았거나 새 프라이팬을 사면, 포장만 뜯고 세제로 한 번 씻어서 바로 쓰고 싶어지죠.
그런데 새 스테인리스 제품에는 연마제가 남아 있을 수 있어서, 세제로 씻기 전에 한 단계가 더 있어요. 식약처가 안내한 순서는 식용유 묻힌 종이타월로 닦고 → 식초 넣은 물을 10분쯤 끓이고 → 세제로 씻기예요.
왜 식용유인지, 식초물 비율은 얼마인지, 베이킹소다는 꼭 써야 하는지 차례로 볼게요.

세제로만 씻으면 안 되나요?
연마제는 금속 표면을 깎거나 매끄럽게 다듬을 때 쓰는 재료예요. 스테인리스 냄비가 반짝이는 것도 이렇게 광을 냈기 때문인데, 식약처는 새로 산 제품에 이 성분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종이타월에 식용유를 묻혀 깨끗이 닦으라고 안내했어요.
눈으로 봐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식용유를 묻힌 휴지로 안쪽을 한 번 문질러 보면 알 수 있는데, 휴지가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묻어나면 그게 남아 있던 흔적이에요.
그래서 세제로 씻는 건 마지막 순서고, 그 전에 식용유로 먼저 닦아 내요.
식약처가 안내한 세 단계
식품안전나라의 조리기구 안전 사용 안내에 순서가 정리돼 있어요.
- 식용유로 닦기. 휴지나 종이타월에 식용유를 적당히 묻혀 표면을 닦아요. 안쪽만이 아니라 바깥 면, 뚜껑, 손잡이까지요. 휴지가 까매지면 새 걸로 바꿔 가며 반복해요.
- 식초물 10분 끓이기. 닦아 낸 냄비에 식초를 넣은 물을 붓고 10분 정도 끓여요. 식초 냄새가 올라오니 창문을 열거나 후드를 켜 두세요.
- 세제로 씻기. 물을 버리고 주방세제로 깨끗이 씻은 뒤 헹궈서 말려요.
다 끝나고 식용유 묻힌 휴지로 한 번 더 문질러 보세요. 거의 안 묻어나면 그때부터 요리에 쓰면 돼요.
손잡이를 붙인 둥근 이음새 둘레, 뚜껑 테두리, 바닥 모서리는 휴지가 잘 안 닿아서 놓치기 쉬워요. 이런 곳은 휴지를 접어 모서리로 문지르면 편해요.
식초는 얼마나 넣나요?
식약처 안내에는 '식초를 첨가한 물'이라고만 되어 있고 비율은 없어요. 인터넷 기사에 자주 나오는 '식초 1 : 물 9'는 식약처가 정한 숫자가 아니에요.
그러니 숫자에 너무 매이지 않아도 돼요. 대신 물은 넉넉히 부어서, 연마제를 닦아 낸 옆면까지 식초물이 닿게 해 주세요.
베이킹소다는 꼭 써야 하나요?
'베이킹소다 2 : 주방세제 1로 문지르기'도 많이 보이는데, 식약처 안내에는 없는 단계예요. 식용유로 닦아도 계속 묻어날 때 문지르는 용도로 더해 볼 수는 있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베이킹소다가 산성인 연마제를 중화한다'는 설명도 같이 돌아요. 이 말을 뒷받침하는 공식 자료는 찾지 못했어요. 이유보다는 순서를 지키는 쪽이 확실해요.
연마제가 발암물질이라던데요?
연마제에 든 '탄화규소'가 국제암연구소(IARC) 2A군 발암물질이라는 기사도 있어요. 그런데 IARC가 2017년에 낸 평가 원문을 보면 조금 달라요.
- 2A군은 '탄화규소 위스커', 바늘처럼 가는 결정 섬유 형태예요.
- 2B군은 섬유 형태의 탄화규소예요.
- 1군은 탄화규소를 만드는 공장(애치슨 공정)에서 일하며 노출되는 경우예요.
평가의 근거는 탄화규소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의 폐암과 동물실험이었어요. 연마 가루처럼 섬유가 아닌 탄화규소만 따로 떼어 평가하지는 않았고요. 게다가 내 냄비에 어떤 연마제를 썼는지는 제품마다 달라서 알 수 없고요.
그러니 '발암물질 덩어리'라고 겁먹을 일은 아니에요. 다만 금속을 깎는 데 쓰는 재료라 음식에 섞여 좋을 건 없으니, 처음 한 번은 꼭 닦아 내고 쓰세요 ^^
처음 한 번 닦은 다음부터는
식약처 안전사용 요령에는 연마제 말고도 쓰면서 생기는 일들이 같이 나와 있어요.
| 이럴 때 | 이렇게 |
| 수세미로 안 지워지는 탄 자국·찌든 때 | 식초를 희석한 물을 넣고 충분히 끓인 뒤 닦기 |
| 녹이 생겼을 때 | 금속 전용 세정제로 닦기. 녹은 물기가 남은 채 보관해서 생기니 쓰고 나면 말려서 넣기 |
| 요리하고 남은 음식 | 냄비째 두지 말고 식품용 용기로 옮겨 보관 |
남은 음식을 옮기라는 건, 식초나 토마토 같은 신 음식, 절임이나 젓갈처럼 짠 음식을 금속 냄비에 오래 두면 표면이 상할 수 있어서예요. 명절 뒤 남은 전이나 나물을 어떻게 나눠 담는지는 추석 남은 음식 보관법에 정리해 두었어요.
이 방법은 스테인리스 제품 이야기예요. 코팅 프라이팬이나 무쇠 팬은 처음 쓰는 법이 달라서 제품 설명서를 따르세요. 알루미늄 식기는 금속 수세미로 문지르지 말고, 나무처럼 부드러운 조리도구를 쓰라는 게 식약처 안내예요.
정리하면 새 스테인리스 냄비는 식용유로 닦고, 식초물에 10분 끓이고, 세제로 씻기. 휴지에 더 이상 까맣게 안 묻어나면 그날 저녁부터 써도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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