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휴대용 버너로 전 부치고 고기 굽다 보면 빈 부탄가스 캔이 몇 개씩 나오죠. 버릴 때 송곳으로 구멍부터 뚫어야 한다는 말,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지금 기준은 구멍이 아니라 '남은 가스를 다 빼는 것'이에요. 버너에서 끝까지 쓰고, 그래도 남았으면 바깥에서 노즐을 눌러 비워요. 다 비운 캔은 금속캔(캔류) 수거함에 내면 됩니다.
왜 구멍이 문제인지, 가스는 어떻게 빼는지, 버너나 라이터는 어디로 가는지 차례로 볼게요.

구멍 뚫으라는 말, 왜 틀렸다고 하나요?
소방청이 2023년 11월 '잘못된 안전상식 바로잡기'에서 바로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다 쓴 부탄가스통은 구멍을 뚫고 버려야 한다'를 잘못된 상식으로 꼽은 거예요.
이유는 사고 숫자에 있어요. 2022년 부탄가스 사고로 구급차가 나간 게 223건인데, 그중 24건(10.8%)이 캔에 구멍을 뚫다가 남아 있던 가스가 터지거나 그 가스를 마신 사고였어요. 금속을 뚫을 때 튀는 작은 불꽃에도 가스가 붙을 수 있거든요.
반대로 가스가 남은 채 그냥 버린 캔도 위험해요. 같은 해 쓰레기를 태우다 캔이 터진 사고가 20건(9%)이었어요. 수거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터지는 일도 있다고 하고요(동아일보).
결국 핵심은 구멍이 아니라 안에 가스가 남아 있느냐예요. 서울시 분리배출 안내도 소방청 안내를 옮겨 칼이나 송곳으로 뚫지 말고 위쪽 노즐을 눌러 남은 가스를 빼라고 적었어요.
분리배출 기준도 같아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분리수거 지침(2026년 1월 시행)은 부탄가스 같은 가스용기를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노즐을 눌러 내용물을 제거한 후 배출'하라고만 해요. 구멍 이야기는 없어요.
남은 가스, 이렇게 빼요
가장 쉬운 방법은 버너에서 끝까지 쓰는 것이에요. 소방청도 '가스를 완전히 사용한 뒤 버리기'를 제일 먼저 꼽았어요. 불이 약해지다 꺼질 때까지 쓰면 남는 양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남았거나, 쓰다 만 캔을 정리해야 한다면 이 순서로 해요.
- 흔들어 보기. 캔을 가볍게 흔들어 안에서 출렁이는 느낌이 있으면 가스가 남은 거예요.
- 밖으로 나가기. 주방이나 창문 닫힌 베란다는 안 돼요. 바람이 잘 통하는 바깥에서, 담배나 버너, 난로처럼 불이나 뜨거운 게 없는 곳을 골라요.
- 뒤집어서 노즐 누르기.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캔을 거꾸로 든 채 노즐을 눌러 천천히 빼요. 이때 노즐 구멍을 손가락이나 물건으로 완전히 막지 않아야 가스가 빠져나가요.
- 다 빠졌는지 확인. 노즐을 눌러도 소리가 안 나고, 다시 흔들어도 출렁임이 없으면 끝이에요.
동네 안내문에 '구멍을 뚫어 배출'이 적혀 있다면, 그래도 가스를 먼저 다 뺀 다음이에요. 원주소방서는 시민 질문 답변에서 송곳이나 망치 대신 시중의 가스제거기를 쓰라고 안내했어요.
빈 캔은 캔류로, 버너·라이터는 따로
가스를 뺀 캔은 어디로 가는지, 명절에 같이 나오는 것들까지 기후에너지환경부 분리의 정석 품목사전으로 정리했어요.
| 물건 | 버리는 곳 | 그 전에 할 일 |
| 부탄가스 캔 | 금속캔 수거함 | 남은 가스 완전히 빼기, 플라스틱 뚜껑은 따로 빼기 |
| 모기약·헤어스프레이 같은 스프레이 캔 | 금속캔 수거함 | 부탄가스와 똑같이 노즐 눌러 비우기 |
| 휴대용 가스버너 본체 | 고철 수거함 | 캔 빼 두기, 쇠 말고 다른 재질이 많이 섞였으면 종량제봉투 |
| 가스토치 | 종량제봉투 | 완전히 식힌 뒤 |
| 일회용 라이터 | 종량제봉투 | 가스가 많이 남았으면 빼고, 햇빛 안 닿게 종이상자에 넣어서 |
버너 본체는 캔과 가는 곳이 달라요. 쇠로 된 고철이라 고철 수거함이 기본이고, 플라스틱 부품이 많은 제품이면 종량제봉투예요.
가스토치는 쇠와 플라스틱이 섞여 재활용이 어려워서 종량제봉투로 가요. 라이터를 종이상자에 넣으라는 건 봉투가 볕을 받으면 불이 날 수 있어서예요.
캔류 수거함에 보조배터리 같은 금속 배터리를 섞지 않는 것도 같은 지침에 있어요. 배터리는 폐건전지 수거함으로 보내요.
분리의 정석도 지역마다 방법이 다를 수 있다고 적어 두었어요. 아파트에 스프레이·부탄가스 전용 수거함이 따로 있으면 그쪽이 우선이에요.
수거일까지, 그리고 오래된 캔은
추석 연휴에는 쓰레기 수거를 쉬는 동네가 많아요. 가스를 뺀 캔을 며칠 모아 둬야 한다면 불판, 난로, 가스레인지 옆은 피하세요. 소방청은 다 쓴 통이라도 뜨거운 물건 주변에 두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 동네 수거일은 추석 연휴 쓰레기 배출일 글에서 확인하는 법을 정리해 두었어요.
창고에서 몇 년 된 캔이 나왔다면 캔에 적힌 제조일부터 보세요.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캠핑용 가스캔 문의에 권장사용기한 3년은 가스가 아니라 캔(용기)의 기한이라고 답했어요. 지났으면 쓰지 말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가스를 뺀 뒤 버리라고요.
명절에 버너를 쓸 때도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버너보다 큰 불판이나 냄비는 올리지 않기. 불판 열이 아래 캔을 달궈 터질 수 있어서, 소방청이 올바른 사용법 첫 줄에 넣은 내용이에요. 전 부치다 불이 났을 때는 기름 불 끄는 법도 한 번 봐 두시고요.
정리하면 순서는 세 가지예요. 끝까지 쓰고, 남았으면 밖에서 노즐 눌러 빼고, 금속캔 수거함에. 송곳은 꺼내지 않아도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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