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사다가 냉장고에 넣고 며칠 뒤 껍데기 날짜를 봤더니, 유통기한이 이미 어제더라고요. 멀쩡해 보이는 걸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요리하자니 찜찜하고. 이런 적 한 번쯤 있으시죠?
먼저 결론부터요. 달걀 껍데기에 적힌 날짜는 '판매 기한'이에요. 냉장 보관을 잘 했다면 산란일로부터 30일까지는 섭취에 문제가 없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입니다.^^ 버리기 전에 딱 한 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껍데기 앞 4자리가 답이에요
달걀 껍데기에는 10자리 숫자가 도장처럼 찍혀 있어요. 맨 앞 4자리가 바로 산란일자예요. '1002'라고 찍혀 있다면 10월 2일에 닭이 낳은 달걀이라는 뜻입니다.
기준이 되는 건 이 산란일이에요. 껍데기의 유통기한 날짜보다 앞 4자리를 읽는 게 훨씬 정확합니다.
유통기한과 먹을 수 있는 기한은 달라요
유통기한은 마트가 그 달걀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에요. 우리가 집에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기한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대형마트에서 냉장 진열된 달걀을 5℃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산란일 기준 10일·20일·30일째에 신선도(호우단위)를 쟀어요. 30일째 측정값이 77.6으로, A급 기준(72)을 여유 있게 넘었습니다. 냉장 보관을 유지하면 산란일로부터 30일이 지나도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죠. 식약처도 "구입 후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보관할 때 지키면 좋은 세 가지
첫째, 달걀을 씻지 마세요. 껍데기 표면에는 천연 보호막(큐티클)이 있어서 세균 침투를 막아줍니다. 씻으면 이 보호막이 벗겨져요. 더러움이 묻었다면 마른 행주로 닦아내기만 하세요.
둘째, 냉장고 문 쪽 선반은 피하세요. 문은 열고 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락가락해요. 온도 변화가 가장 적은 냉장고 안쪽 깊은 선반에 두는 게 좋습니다.
셋째, 사 온 뒤 바로 냉장으로. 상온에 오래 방치하면 신선도가 빨리 떨어져요. 장을 보고 돌아오면 달걀부터 냉장고에 넣어주세요.
날짜가 아슬아슬하면 물에 넣어보세요
산란일 계산이 애매하면 소금물 테스트가 있어요. 볼에 찬물을 담고 소금을 한 스푼 푼 뒤 달걀을 가만히 넣어보세요. 바닥에 옆으로 가라앉으면 신선한 상태고, 위로 둥둥 떠오르면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 거예요. 시간이 지날수록 달걀 안의 수분이 줄고 그 자리를 공기가 채우면서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접시에 깨뜨렸을 때 노른자가 탱글하게 봉긋 서 있다면 안심하고 쓰셔도 돼요. 반대로 노른자가 힘없이 풀어지고 이상한 냄새가 나면 그때는 주저 말고 버리세요.
한눈에 정리
| 종류 | 보관 | 기한 |
|---|---|---|
| 날달걀 | 냉장(문 쪽 피하고 안쪽) | 산란일로부터 30일 |
| 집에서 삶은 달걀 | 껍질째 냉장 | 3~4일 이내 |
| 시판 구운달걀 | 밀봉 상태 서늘한 곳 | 약 30일 |
삶거나 구운 달걀은 열을 가하면서 껍데기의 보호막이 사라져서 날달걀보다 보관 기간이 짧아져요. 익혔다고 더 오래 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오늘 저녁 냉장고 문을 열면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껍데기 앞 4자리, 산란일.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바로 버리지 마시고, 냉장 상태가 잘 지켜졌는지부터 따져보세요. 멀쩡한 달걀을 버리는 일이 확 줄어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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