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을 꺼내 보면 껍데기마다 숫자와 알파벳이 섞인 10자리가 찍혀 있습니다. 앞의 네 자리를 유통기한으로 아는 분이 꽤 많은데요.
그 네 자리는 닭이 알을 낳은 날이고, 맨 끝 한 자리는 등급이 아니라 닭이 지낸 공간을 뜻합니다. 먹을 수 있는 기한은 껍데기가 아니라 포장지에 따로 적혀 있어요.
게다가 포장지의 크기 표시도 올해 바뀌었습니다. 익숙한 '왕란·특란'이 12월부터는 '2XL·XL'로만 적히거든요. 하나씩 짚어 볼게요 ^^

껍데기 10자리는 날짜 4 + 농장 5 + 사육환경 1
껍데기에 찍힌 10자리는 세 토막으로 끊어 읽습니다. 식품안전나라의 달걀 표시 정보 안내가 드는 예시가 0823M3FDS2예요.
| 자리 | 예시 | 뜻 |
| 앞 4자리 | 0823 | 산란일. 8월 23일에 낳은 알 |
| 가운데 5자리 | M3FDS | 농장 고유번호. 가축사육업 허가·등록에 적힌 번호 |
| 맨 뒤 1자리 | 2 | 사육환경번호. 닭을 어떻게 키웠는지 |
산란일은 '월일' 네 자리로만 적습니다. 연도는 들어가지 않아요. 낳은 지 36시간 안에 모은 알이면 모은 날을 산란일로 적을 수 있고요.
한 줄로 쭉 이어 찍기도 하고, 산란일과 나머지를 두 줄로 나눠 찍기도 합니다. 줄이 나뉘어 있어도 읽는 순서는 같아요.
산란일자 표시제는 6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2019년 2월 23일에 전면 시행됐습니다. 이때부터 산란일자가 표시된 달걀만 유통·판매할 수 있게 됐어요.
맨 끝 '4'는 나쁜 등급이 아니에요
가장 많이 오해가 생기는 자리입니다. 1부터 4까지 있으니 4가 제일 낮은 등급처럼 보이거든요. 이건 등급이 아니라 닭이 지낸 곳의 종류예요.
| 번호 | 사육 방식 | 한 마리에게 주는 면적 |
| 1 | 방사. 방목장에서 자유롭게 다님 | — |
| 2 | 평사.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님 | — |
| 3 | 개선된 케이지 | 0.075㎡ |
| 4 | 기존 케이지 | 0.05㎡ |
숫자가 커질수록 닭 한 마리가 쓰는 공간이 좁아진다는 뜻입니다. 동물복지나 사육 방식이 구매 기준인 분에게는 중요한 정보지만, 이 숫자만으로 신선도나 품질이 정해지지는 않아요.
이 오해는 정부도 확인한 내용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월 15일 보도자료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거나, 닭의 사육환경번호를 품질등급으로 오해"한다고 적었어요.
진짜 등급은 1+·1·2, 모든 계란이 받지는 않아요
계란에도 품질등급이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계란을 겉으로 살피는 외관판정, 빛을 비춰 속을 보는 투광판정, 실제로 깨뜨려 보는 할란판정을 거쳐 1+·1·2등급을 매겨요.
다만 계란 등급판정은 품질 차별화를 희망하는 업체에 한해서 이뤄집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모든 제품이 거치는 절차가 아니에요. 그러니 등급 표시가 없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계란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등급을 포장지에만 적고, 껍데기에는 등급판정을 받았다는 뜻으로 '판정'이라는 두 글자만 찍었습니다. 포장을 뜯고 나면 몇 등급인지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올해 1월 15일 기준이 바뀌어 껍데기에 1+·1·2를 직접 찍을 수 있게 됐어요. 단, 등급판정을 받은 뒤에 포장하는 공정을 갖춘 업체만 가능합니다. 포장한 다음에 등급판정을 받는 업체는 지금도 '판정' 표시만 할 수 있고요.
처음에는 업체 두 곳에서만 적용됐는데, 9월 10일부터 전국 GS더프레시에서 파는 해당 등급계란에서도 껍데기의 '1+등급' 표시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왕란·특란은 12월부터 2XL·XL로
계란 코너에서 늘 헷갈리던 것이 하나 더 있죠. 왕란과 특란 중 뭐가 더 큰가 하는 문제요.
정답은 왕란이 큽니다. 그런데 이름만 봐서는 알 길이 없어서, 농식품부가 축산법 시행규칙을 고쳐 5월 21일부터 옷 치수처럼 바꿨어요. 무게 기준은 그대로고 이름만 달라졌습니다.
| 예전 이름 | 새 이름 | 알 하나 무게 |
| 왕란 | 2XL | 68g 이상 |
| 특란 | XL | 60g 이상 68g 미만 |
| 대란 | L | 52g 이상 60g 미만 |
| 중란 | M | 44g 이상 52g 미만 |
| 소란 | S | 44g 미만 |
지금 매대에 두 가지 표기가 섞여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포장재를 한꺼번에 바꾸기 어려워서 6개월 동안은 옛 이름과 새 이름을 함께 쓸 수 있게 유예를 뒀거든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12월부터는 새 이름으로 표시한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이 크기 구분은 등급판정을 받은 계란에 쓰는 규격이고, 무게는 알 하나 기준입니다. 2XL 한 알(68g 이상)과 M 한 알(44g 이상 52g 미만)은 16g 넘게 차이가 납니다.
산란일과 소비기한은 다른 날짜입니다
껍데기에는 낳은 날만 있습니다. 언제까지 먹어도 되는지는 포장지에 적힌 소비기한을 봐야 해요.
식품등의 표시기준은 계란 최소포장단위에 제품명·영업소·소비기한·내용량과 함께 보관방법과 보관온도를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구입 후 냉장 보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도 넣게 되어 있고요.
소비기한을 날짜 대신 "산란일로부터 ○○일까지"처럼 적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적힌 제품이라면 껍데기의 앞 네 자리에서 그날을 세어 보면 돼요.
한 가지 더. 마트에서 냉장 매대에 있는 계란과 상온 매대에 있는 계란이 나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식약처가 정리한 식품별 보존 및 유통 온도에서 물로 세척한 달걀은 냉장(0~10℃) 보관 식품으로 따로 묶여 있거든요.
그러니 사기 전에 포장지의 보관온도를 한 번 보고, 냉장 제품이면 장 볼 때 마지막에 담아서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에 넣는 게 좋습니다.
집에 와서 넣을 때, 뾰족한 쪽이 아래로
식약처가 카드뉴스로 안내한 보관 요령은 간단합니다.
뾰족한 부분이 아래로. 둥근 쪽에는 '기실'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어 깨지기 쉽고, 깨지면 세균에 노출될 수 있어요.
전용 용기에 담아 냉장. 문 쪽 선반은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닿아 온도가 오르내리니, 온도가 일정한 안쪽 칸이 낫습니다. 칸을 어떻게 나누면 좋은지는 냉장고 정리법에 정리해 뒀어요.
금이 간 달걀과 상온에 오래 둔 달걀은 먹지 않기. 금이 간 껍데기는 세균에 오염되기 쉽습니다.
만지기 전후로 손 씻기, 그리고 속까지 익히기.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삶을 때는 속까지 완전히 익힙니다. 깨진 달걀이 묻은 조리기구는 그때그때 씻어 주고요.
숫자로 농장까지 확인하고 싶다면
껍데기의 10자리는 축산물 이력번호 역할도 합니다. 축산물이력관리시스템이나 축산물이력제 앱에 10자리를 그대로 넣으면 생산 농장과 선별포장·수집판매 업체가 나와요.
예전에는 포장지에 12자리 이력번호가 따로 있었는데, 2022년에 껍데기 표시 10자리로 번호 체계를 하나로 합쳤습니다.
조회가 안 될 때는 대부분 입력 오류예요. 식품안전나라도 영문 O와 숫자 0, 영문 I와 숫자 1, 영문 B와 숫자 8을 헷갈리기 쉬운 예로 들고 있습니다. 껍데기 인쇄가 흐리면 다른 알 몇 개를 더 보고 맞춰 보세요.
다음에 계란 살 때 순서
복잡해 보이지만 볼 곳은 두 군데뿐입니다.
포장지에서 소비기한과 보관온도, 그리고 크기 표시(2XL·XL·L·M·S 또는 아직 남아 있는 왕·특·대·중·소)를 봅니다.
껍데기에서 앞 네 자리로 얼마나 최근에 낳은 알인지 보고, 맨 끝 한 자리로 사육 방식을 확인합니다. 끝자리는 등급이 아니니 4라고 해서 피할 이유는 없어요.
기한 표시가 헷갈리는 다른 식품이라면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의 차이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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